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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념! 플라톤 저서 ‘크리톤’을 읽고

플라톤 저서 크리톤 표지

안녕하세요. 이번 사보 ‘이달의 문화산책’은 아주 오래간만에
책 속으로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추천드릴 책은,
조금은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크리톤’이라는 책입니다.
우리가 철학자로 익히 알고 있는 플라톤의 저서인 이 책은,
크리톤이 감옥에 갇힌 친구 소크라테스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사형에 처할
친구인 소크라테스를 탈옥시키려고 하는 크리톤.
그리고 그 죽음을 흐트러짐 없이 받아들이려는 소크라테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에게 후일을 도모하라고 말합니다.
지나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리니, 목숨을 건지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의 시선에는
절친한 친구가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한 애절한
마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크리톤은 아래와 같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갇혀있었다는 아테네의 감옥

“소크라테스, 지금이라도 내 말에 따라 자신을
구하도록 하게. 자네가 죽으면 그것은 내게 하나의
불운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네. 나는 결코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그런 친구를 잃게 될뿐더러, 나와 자네
를 확실히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은, 내가 돈을 쓰고자
했다면 자네를 구할 수 있었는데도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네. 그런데 친구보다 돈을 더
중시한다고 생각되는 것 보다 부끄러운 평판이 있을
수 있겠는가. 사실 다수의 사람은 우리가 애썼는데도
불구하고 자네 자신이 이곳에서 떠나고자 하지 않았
다고 믿지 않을 것이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허망하게 죽으면 사람들의 비난이 자신을 향할 것이라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수의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가 스스로 목숨을 바쳐 신념을 지킨 것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반격합니다.

“그런데 여보게! 크리톤 왜 우리는 다수의 판단에 그토록 신경을 쓰는 건가? 우리가 더 주목할 만한 아주 훌륭한 사람들은 우리가 한 일을 실제로 있었던 대로 생각할 것이네. (중략) 불가피하게 다수의 판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네. 바로 현재의 자네 상황은 이 점을 분명히 해 주네. 다수의 사람은 자신들 앞에서 누군가가 비방거리가 되어 온 경우 이 사람에게 가장 작은 해가 아니라 사실상 가장 큰 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네. (중략) 크리톤, 다수의 사람이 가장 큰 해를 줄 수 있고, 그래서 가장 큰 이로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건 훌륭한 일일 것이네. 하지만 실상 그들은 이 둘 가운데 어느 것도 할 수 없다네. 그들은 사람을 분별 있게도 무분별하게도 만들 수 없고, 닥치는 대로 아무 일이나 하기 때문이네.”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신간도 아닌 이 책을 여러분들께 추천해드리며 감히 독서산책을 떠나보시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이 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옳음을 행하는 것이 과연 또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끊임없는 의문이 드는 우리의 시대에 자신이 정한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마저 담담하게 내주었던 소크라테스의 용기가 결코 아집이 아닌 아름다움임을 이해하였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의 탈옥 권유에도 불구하고, 구차하게 목숨을
건지는 일에 정당성이 있는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반성을 통해서 변하지 않을 최고의 원칙이 내재된
것이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대중의 위협에도 변하지 않고 모든 경우에 가치 있는 의견을
검토하기 위해 현명한 사람의 좋은 의견과 어리석은 자의 나쁜 의견을
구분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의 신체는 대중이 원하는 대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있는 의사나 경험이 많은 코치의 의견에 따라야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도 ‘인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신체보다 정의와 부정, 미와 추, 그리고 선과 악이 삶에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이러한 것에 대한 지식을 기준으로 행동을 할 때 정당한 것으로 향상되고 부당한 것으로 해를 입는 올바른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에 있어서 인간은 지식이 없는 대중의 세견이 아니라 옳은 것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야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아름답게, 정당하게 살아가는 것. 이를 위해 목숨을 구하는 것은 포기한 사람. 소크라테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기존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많은 요구를 수용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것을 성취하고 적응하고, 때로 거부하고 일탈하고, 다시 성취하며 한 분야의 고도화된 전문가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개인은 집단의 욕구를 자신의 욕구로 착각하여 타자화된 삶에 안주하거나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더라도 일신의 안위를 위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묵인하고 너무 쉽게 타협하는 양상을 보이곤 합니다. 가끔씩 법정에서 ‘나는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다. 그러니 죄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소크라테스의 삶을 빗대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내 삶은 나의 것입니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의 것. 소중하고 아름답고 진귀한.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이생에 단 한번뿐인 나의 것. 오늘은 지금까지 살아온 수많은 나날 중 가장 어른스럽고 현명한 날. 그리고 오늘은 앞으로 살아갈 나날 중 가장 젊고 자신감 넘치는 푸르른 날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자신의 원칙을 따라 도망치지 않고 악법을 받아들인 소크라테스’를 생각하며 각자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를 배신하지 말고 오늘을 현명하고 푸르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 플라톤은 격변의 청년기를 보냈습니다. 그의 나이 28세에 스승 소크라테스가 사형 판결을 받고, 탈옥을 권유하는 사람들을 뿌리치며 죽음을 택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린 청년 플라톤에게 극심한 환멸을 느끼게 하였고 현실 정치와는 아주 멀어지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멸과 고통, 생에 다시없을 시련의 기억은 그로 하여금 철학으로 방향 선회를 하게 함으로써 인류사상 큰 족적을 남기는 철학자의 탄생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대성가족 여러분들께도 혹여 시련이 있다면, 그 시련이 또 다른 기회와 지혜의 창으로 활짝 열리기를 바랍니다.

- 대성산업(주) 본사 사보지기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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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소년 새로운 댓글2017-11-10 오전 10:46

    수준높은 문화산책이네요~! 올바른 가치와 기준을 확립하고 그것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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